작성일 : 22-06-09 12:56
나를 잊고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73  
나를 잊고저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나게 하기로

행여 잊을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