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2-03 11:02
사라진 서점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140  
사라진 서점


                            고형렬

드르륵, 조용히 문을 열고
흰눈을 털고 들어서면
따뜻한, 서점이었다

신년 카드 옆엔 작은 난로
가지런히 꽂혀 있는 책들
높은 천장까지 가득
차 있었다 아 추워, 언 손을
비비면 그 12월임을 알았다

멀리 있는 사람이 그리워
좋은 책 한 권 고르다보면
어디선가 하늘 같은 곳에서
새로운 날이 오는 것 같아,
모든 산야가 겨울잠을 자는
외로운 산골의 한낮
마음만한 서점 한쪽엔
생의 비밀들을 숨긴 책들이
슬픈 책들이, 있었다

다시 드르륵, 문을 열고
단장된 책들이 잘 꽂혀 있는
그 자리에 한참, 서고 싶다

그대에게 소식을 전하고
새로운 마음을 얻으려고
새 눈 오던 12월 그날처럼